‘지방출입국ㆍ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는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이 지난 22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이라고 판결됐다.

합헌 의견 재판관이 4명, 위헌 의견 재판관이 5명으로 위헌 의견 재판관이 더 많았으나, 위헌으로 최종 판단되려면 6명 이상의 위헌 의견이 필요하기에, 합헌이 됐다.

외국인 보호소는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본국에 송환하기 전까지 사회와 격리하는 ‘구금’시설이다. 헌재의 이번 합헌 의견 속에는 이주민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각과 강제퇴거명령을 받는 이주민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부분들이 보여 매우 유감스럽다.

합헌 의견에는 ‘강제퇴거 대상자를 출국요건이 구비될 때까지 보호시설에 보호하는 것은 강제퇴거명령의 신속하고 효율적 집행과 외국인의 출입국ㆍ체류 관리를 위한 효과적 방법’이고, ‘강제퇴거 대상자들은 대부분 국내에 안정된 거주기반이나 직업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들이 보호 해제된 후 잠적할 경우 강제퇴거명령의 집행이 현저히 어려워질 수 있고, 그들이 범죄에 연루되거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 있다.

이는 구금이라는 중대한 기본권 침해도 국가행정 편의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시각과 미등록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강제퇴거 대상자들 대부분은 체류기간이 한도를 넘었을 뿐, 한국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던 평범한 주민이다.

강제퇴거명령을 받는 이주민들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더욱 안타깝다. 합헌 의견은 ▲구금된 이주민이 출국하면 보호 상태를 언제든지 벗어날 수 있다 ▲보호의 일시해제, 이의신청,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등 강제퇴거 대상자가 보호에서 해제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있다 ▲강제퇴거 대상자는 강제퇴거 심사 전 조사,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거나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난민처럼 출국할 수 없는 상황의 이주민이 있고, 외국인 보호소에선 구금되기 전에 일어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거나 소명할 수 없는 조건에 처해지기에 장기구금이 발생한다. 출국할 수 없는데 출국하면 구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또한 보호 일시해제 신청과 이의신청 모두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내리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하게 돼있다. 이 때문에 신청이 승인되기는 매우 힘들다.

강제퇴거 심사 전 조사나 이의신청 과정에서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는 것도 현실과 다르다. 통역도 배석하지 않은 채로 조사하고, 한국어와 영어로만 돼있는 서류에 사인을 다그치는 게 현실이다. 소송의 방법도 있으나,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호소에 구금돼있어야 하기에, 장기구금 문제로 다시 귀결된다.결과적으로 아쉬운 판결이었지만, 보호소 무기한 구금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위헌 의견에는 보호소 구금을 독립적 기관이 결정하는 방안과 보호기간 상한 설정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음도 명시돼있다. 법무부는 합헌이라는 판결 결과가 아니라 판결 내용을 무겁게 받아들여야한다.

* 이 글은 박정형 활동가가 2018년 2월 26일 시사인천에 개재한 글입니다. 출처 : 시사인천(http://www.isisa.net)